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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말로 숱하게도 속고 속는다. 어릴 땐 순진해서 속았고, 지금은 생각이 짧아 속는다.
가만 생각해보면 모두 악의는 없을 거다. 예를 들어 '스타일'이라는 드라마에서 잡지기자들의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것. '엣지'있게만 그려내는 것. 수많은 전문직들이 출몰하는 드라마 속에서 실상 그들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건 1%도 되지 않을 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드라마를 쓴 작가나 연출하는 PD가 특별한 악의를 가지고 있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그렇게 해야 재밌을 테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그런 맘이 아닐까 싶다. 근데 참 결과는 황당무개하다. 그 모습에 속아 그 전문직을 하겠다고 겁도 없이 뛰어드는 젊은이들이 넘쳐나는 걸 보니. 그러한 드라마에서 그려내는 전문직은 그야말로 대한민국 1%의 전문직이고, 대다수의 전문직은 생계형 아닌가? 직업명이나 그럴듯할뿐. '사'자 들어가는 일부 직업들 제외하곤 대부분 우리가 전문직이라 알고 있는 대다수 직업들이 아마 그런걸로 아는데. 정말 지지리도 궁상. 근래 들어온 우리 회사 신입들도 그렇다. 얘네들 보면, 그래 니네가 어떤 마음으로 뛰어든 건지는 알겠는데, 다시 한번 생각해 보련. 그리 만만하지 않아. 라고 얘기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건만. 동종업계 근무하는 선배된 입장으로, 누워 침뱉기인가 싶어 그냥 생각을 접어 버린다. 걔네 맘 어찌 아냐고? 나도 그랬으니까. 거슬러 올라가면 드라마 '사춘기'를 보면서 남녀공학에 대한 로망을 키웠고, '우리들의 천국'을 보면서 무수한 '형'들이 있는 캠퍼스의 나만을 꿈꿨다. 대학만 가면 내 앞이 창창할 것이라는 환상. 졸업하고 전문직 사회인되면 그네들처럼 살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 그렇게 내면에 순수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때, 혹은 아둔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때 '혹'하고 말았다. 나만 그런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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