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동안 올블을 들어가지 않았더니 발칵 뒤집혀있다. 올블을 운영하는 블로그칵테일의 채용 취소 사태. 참으로 비 상식적이고, 비 도적적이며, 비 인간적인 사태가 아닐 수 없다.
블칵의 하늘이님은 내 나이 보다 한참은 어리지만 어엿한 벤처를 이끌어 가는 CEO인데다가, 그동안 나는 올블이 보여줬던 참신성에 박수를 보내왔던 참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론 이미 대기업이 돼 버린 네이버와 다음 같은 인터넷 서비스 회사만이 존재하는 대한민국 웹이 좀 더 신선한 기운으로 채워지기를 바라는 맘도 있다. 그래서 혁신적이고 공격적이며 때론 순수한 이른바 웹2.0 기업들이 꼭 살아 남아서 우리 웹을 비옥하게 가꿔 주기를 항상 기대하고 있다.
그런 참에 이번에 블칵에서 벌어진 채용 취소 사태는 정말이지 이러한 바람과(블칵이 잘 돼 봤자 나 한테는 땡전 한푼 떨어지는 거 없다) 기대들을 한순간에 모두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린 거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어떤 대상에 대해 불신을 갖게 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사건들이 있을 것이라 본다. 이를테면 삼성의 경우에는 총수 일가의 불법적인 행태나, 거대언론이나 정치권을 향한 뇌물 상납, 노조활동의 일체 금지 등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삼성은 절대 죽지 않는다. 그리고 이것이 삼성에 대한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하지도 않는다. 그것은 현재의 삼성이라는 위치를 만든 것이 '이미지' 그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여전히 일부 어른들은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는 삼성이라면 용서할 수 있다고 하고, 여전히 젊은이들에게는 들어가고 싶은 기업의 수위권에 장식돼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의 위치는 도덕성이나 상식 등의 이미지가 아닌 '성공'이라는 이미지가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블칵의 경우엔 다르다. 솔직히 블칵이 가진 것이 뭐가 있나. 어쨌든 국내에서 두번째로 만들어진 메타블로그 사이트로서 '시대를 잘 타' 이 정도의 위치에 올라와 있다는 것 밖에 아무것도 없다. 여전히 블칵은 직원 20명도 안되는 조그마한 회사고, 흑자를 내야 하는, 갈 길 바쁜 벤처 기업이다. 이렇게 젊은이들로 이루어진 회사에는 기본적으로 갖게 되는 고정관념이 있다. 직원들이 젊고, 웹 2.0 기업인데다가, 벤처회사니까 참으로 순수하고, 도덕적이고, 상식적이며, 선할 것이라는 것. 물론 이러한 고정관념이 블칵에게 선이 될 수도 해가 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는 적어도 선의 역할을 해왔다고 본다.
채용 취소 사태. 누가 봐도 비합리적이고, 비상식적이며, 폭력적이기까지 하다. 채용에 필요한 모든 과정들을 다 거치고, 합격 통보까지 한 지원자가 맞지 않을 것 같다는 건 또 무슨 개소리? 그리고 부사장이라는 사람의 해명하며. 아직 유아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할 수 밖에 없는.
어차피 회사 운영이라는 것이 그리 간단한 것들도 아니고, 젊은이들이 얼마나 완벽하게 꾸릴 수 있겠냐마는 이번 사태는 적어도 그런 종류의 사건은 아니라고 본다. 블칵, 실망이다.